바다는 떠났고 소나무들만 남았다. 민족의 울부짖음이 혼돈의 대지 위에 퍼질 때, 그는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났다. 채영신이라는 여교사의 두 손에는 조국의 흙이 묻어있었다. 그녀의 발자국은 땅에 찍혀 사라지지 않았다. 박동혁의 가슴에는 조선의 아픔이 고여 있었다.
일제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시대, 그들은 교육으로 민족을 일으키려 했다. 글자가 깨어진 마을에 학교를 세우고, 무지의 밤을 밝히는 촛불이 되었다. 채영신의 손바닥엔 굳은살이 박혔고, 가르침의 땀이 이마를 적셨다.
산골짜기 메마른 땅에서도 푸른 소나무는 자란다. '상록수'는 일제강점기 농촌계몽운동의 이야기다. 그러나 더 크게는 절망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민족혼의 기록이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영혼은 깊다. 심훈의 문장은 절제되어 있으나 그 안에 타오르는 불씨가 있다.
상록수는 지금도 자란다. 이 땅의 모든 어둠을 뚫고.
심훈(1901-1936)은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한국 작가로, 소설가이자 시인, 언론인으로 활동했습니다. 그의 대표작 「상록수」는 1935년 발표된 작품으로, 농촌계몽운동을 배경으로 한 민족의식과 계몽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짧은 생애 동안 「동방의 애인」, 「불사조」 등의 작품을 남겼으며, YMCA 농촌계몽운동에 참여하며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민족의 희망과 미래를 그린 작가로 한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