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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빛 아래

격동하는 시대의 자화상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네 작가는 어둠을 뚫고 빛을 향해 나아갔다. 『새벽빛 아래』는 한국 근대문학의 초석을 놓은 네 편의 소설을 한데 모았다. 현진건의 「고향」, 이해조의 「자유종」, 김동인의 「감자」, 나도향의 「물레방아」가 그것이다. 이 네 작품은 식민지 조선의 상처와 몸부림을 담은 자화상이다 . 일제강점기, 펜은 칼보다 날카로웠다. 통제된 사회에서 문학은 유일한 숨구멍이었다. 네 작가는 각자의 붓으로 시대의 상처를 그렸다. 그들이 그린 그림은 흐릿하고 어둡지만, 그 안에 새벽빛이 스며 있다.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곳에서도 인간은 살아남는다. 이 책은 그 생존의 기록이다 . 『새벽빛 아래』의 첫 작품은 현진건의 「고향」이다. 만주에서 돌아온 '나'가 폐허가 된 고향을 마주하는 순간..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네 작가는 어둠을 뚫고 빛을 향해 나아갔다. 『새벽빛 아래』는 한국 근대문학의 초석을 놓은 네 편의 소설을 한데 모았다. 현진건의 「고향」, 이해조의 「자유종」, 김동인의 「감자」, 나도향의 「물레방아」가 그것이다. 이 네 작품은 식민지 조선의 상처와 몸부림을 담은 자화상이다 .
일제강점기, 펜은 칼보다 날카로웠다. 통제된 사회에서 문학은 유일한 숨구멍이었다. 네 작가는 각자의 붓으로 시대의 상처를 그렸다. 그들이 그린 그림은 흐릿하고 어둡지만, 그 안에 새벽빛이 스며 있다.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곳에서도 인간은 살아남는다. 이 책은 그 생존의 기록이다 .
『새벽빛 아래』의 첫 작품은 현진건의 「고향」이다. 만주에서 돌아온 '나'가 폐허가 된 고향을 마주하는 순간, 독자는 고향 상실의 아픔을 함께 느낀다. 일본인이 주재소장이 되고, 조선 여인이 그의 첩이 되는 현실. 그것은 식민지 조선의 축도였다. 현진건은 담담한 문체로 분노를 삭였다. 그 절제된 슬픔이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
이해조의 「자유종」은 미완의 걸작이다. 일제의 검열에 막혀 끝을 맺지 못한 소설은 그 자체로 시대의 증언이다. 미국 독립선언문이 낭독될 때 울린 자유의 종, 그 소리는 조선에서는 들리지 않았다. 최병도와 정임의 이야기는 민족의 수난과 겹쳐진다. 이해조는 신소설의 형식으로 독립의 꿈을 노래했다. 그의 불완전한 문장은 온전하지 못한 나라의 모습과 닮아있다 .
김동인의 「감자」는 가장 날것의 현실을 보여준다. 평안도 산골마을, 그곳에서 복녀는 살기 위해 몸을 판다. 남편 석은 그것을 알면서도 눈감는다. 그들에게 도덕이란 배부른 자들의 사치였다. 부자 남정팔을 식칼로 찔러 죽이고 감자 한 섬을 챙기는 복녀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김동인은 판단하지 않는다. 단지 보여줄 뿐이다. 그 냉정한 시선이 독자를 더 불편하게 만든다 .
나도향의 「물레방아」는 순환하는 비극을 그린다. 분녀는 춘호의 첫사랑이지만, 그의 아버지의 정부가 되고 마을 지주의 첩이 된다. "사람이 살자면 목구멍이 있어야지요." 분녀의 이 한마디는 시대의 절망을 함축한다. 결국 그녀는 물레방아 옆에서 자살한다. 물레방아는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나도향은 물레방아처럼 끊임없이 반복되는 가난과 착취의 고리를 그렸다 .
네 작품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식민지 현실을 담았다. 현진건은 귀향자의 눈으로, 이해조는 독립운동가의 눈으로, 김동인은 냉정한 관찰자의 눈으로, 나도향은 애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그러나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같았다. 빼앗긴 나라, 짓밟힌 백성, 무너진 일상이었다 .
『새벽빛 아래』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존엄이다.
작가 이해조 낡은 세계와 새 시대 사이, 이해조 혼돈의 시대에 이해조는 태어났다. 1869년, 조선이 흔들리던 그때였다. 유학자의 집안에서 나고 자랐으나, 그는 전통의 울타리를 넘어 새 시대의 바람을 맞았다. 한학의 뿌리에서 자라 개화의 꽃을 피운 사내였다 .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거치며 조선은 무너졌다. 그 틈바구니에서 이해조는 붓을 들었다. 1906년, 만세보에 '자유종'을 연재하며 그는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어 '빈상설', '구마검', '홍도화', '쌍옥적'을 썼다. 전통 소설의 옷을 벗고 근대 소설의 형체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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